회사보고 들어가 상사보고 퇴사 한다
취업을 준비 할 때 ‘어느’ 회사를 들어가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대학을 입학 할 때도 마찬가지로 어느 대학을 갈 것인가를 중요시 여긴다. 무슨 공부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은 학교를 선정하는 것에 비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취직을 할 때도 그 연장선상에서 어떤 회사에 들어가는지 상당수 비중을 두는 경우가 현실이다.
취업준비생들은 입사 전, ‘회사’에 초점을 맞춰서 해당 회사의 경영이념, 기업문화, 생산품 등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며, 열성적인 구직자의 경우는 회사의 제품을 직접 이용해보거나 회사에 다니는 직원이나 인사 담당자를 통해 어떻게 준비하면 되는가를 알아보려 노력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또한 하고자하는 직무에 대해서 인턴활동을 통해 미리 경험을 하는 등 취업 준비에 많은 정성과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어렵게 들어온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왜 조기퇴사가 많을까?
불행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힘들게 입사해서 1년도 되지 않아 조기퇴사를 하는 경우가 10명 중 3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기퇴사를 하면, 개인적으로는 사회 첫 진출이 실패로 끝나는 것이기 때문에 상처를 입게 되고, 회사에는 함께했던 동료들의 사기나 업무에도 많은 피해를 주게 된다. 이렇게 어렵게 취업했는데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조기퇴사를 하는 신입사원들을 보면서 참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
보통 퇴사 이유를 ‘회사의 비전이 없어서’,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 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입사 전 회사에 대해 충분히 파악을 했고, 3개월 정도의 수습기간을 통해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비전이나 적성의 문제일 경우는 일주일에서 한 달 이내에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6개월이 지난 후 퇴사를 하는 경우는 그 사유가 조직 내 대인관계의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입사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지만, 배치된 부서의 상사나 선배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가느냐가 직장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주게 된다. 학창시절에는 늘 같은 또래와 생활을 했고, 같은 조건에서 공부를 했고, 서로 이해관계가 크지 않기 때문에 대인관계가 중요하게 작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직장에서는 가장 오랫동안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이 상사이고 선배이다. 회사는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기 위해 일을 나눠서하고, 모아서 결과를 내며, 함께하는 것으로 시너지를 내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료들 간에 얼마나 호흡을 맞추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어떤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 보다 ‘누구와 일을 하느냐가’ 직장에서의 장기근속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서로가 철저히 이해관계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부서원 간의 차이가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갈등이 생기면 상사나 선배보다 적응이 덜 된 신입사원의 경우가 해결방안도 마땅치 않고, 생활 자체가 힘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직장 내 대인관계 어떻게 할까?
신입사원의 경우, 막내로서 허드렛일을 솔선수범해서 하려고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내 잣대를 세워 옳고 그름으로 상사를 평하거나, 선배의 야단을 마음에 담아두는 것은 직장 생활을 점점 더 어렵게 할 뿐이다. 어느 조직이든 새로 들어온 사람이 기존의 문화나 지시사항을 우선 받아들이고 적응하려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상사나 선배도 신입의 시절이 있었고, 그 과정을 통해 오늘의 위치에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경험한 선배들을 이해하고 그에 적응하며 함께하려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직장생활에서 필요한 가장 중요한 덕목중 하나일 것이다.
이런 준비 자세가 없이 갈등이 발생하게 되면 상사가 싫어지고, 출근하기가 싫어지고, 결국 일에 대한 의욕이 없어지게 된다. 소위 요즘 말하는 ‘좀비사원’이 되는 것이다.
필자가 오랫동안 회사를 경영하면서 조기퇴사를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2가지를 발견했다. 하나는 ‘시킨 일 안한 것이 뭐가 있느냐’고 반문을 한다는 것이다. 알아서 더 잘하려 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시킨 일만 겨우 하는 사람들은 조직 내에서 성장하거나 인정받지 못하고 결국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로 회사를 일하는 곳으로만 생각하는 경우이다. 회사도 사람이 모여 함께하는 사회인데, 내 것만 생각하고 남과 함께하려하지 않고 스스로 외톨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은 회사 내 각종행사나 퇴근길 술 한 잔 하는 등 사내 친목을 위한 모임에는 소홀히 하는 모습을 보인다. 같이 즐기고, 고생해보면서 팀워크를 형성해 가고 관계를 만들어 가는데, 일 이외의 모든 것을 빼버리면 동료의식도, 소속감도 생겨나기 어렵다. 이렇게 스스로를 소외시키는 경우 오히려 회사의 동료직원들이 나를 ‘왕따 시킨다.’는 생각으로 퇴사를 하는 직원의 경우도 종종 봐왔다.
회사는 함께 일해서 하나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조직이다. 혼자만 드리블을 잘한다고 해서 축구경기에서 이길 수 없듯이 전체를 생각하지 않고는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 내 스스로 조직 속에 동료와 가까워지려 노력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먼저 솔선수범하려는 ‘동료들과의 관계 설정’이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 이 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