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쿠르트] 고객의 마음을 얻어라

필자가 전에 즐겨보던 TV프로그램 중에 언더커버보스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의 주된 이야기는 회사의 CEO가 최전방 현장 직에 위장 취업하여 일하면서 현장의 직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CEO의 관점에서는 보이지 않던 문제점을 발견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보고 듣고 느끼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장을 직접 체험해 보고 현장과 관리직의 생각의 차이를 역지사지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것을 보고 한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많은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있다.

타산지석(他山之石)

필자의 회사 스탭스에서는 매년 다양한 취업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구직자들을 위한 취업 강의이다. 전국에서 제일 많은 지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매년 목표치를 초과달성 하고 있는 사업이다. 더 나은 발전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지만, 같은 내용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강의의 내용을 바꿀 수는 없다. 그렇다면 무엇을 바꿔야 할지 고민 끝에 나온 것이 바로 강의를 하는 사람의 스킬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강의 후 설문조사를 통해서 같은 내용의 강의라도 어떤 강사가 하느냐에 따라 청중의 반응이 다른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강의의 어떤 요소가 평가를 갈리게 하는 것일까?

강의력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소위 스타강사로 불리는 강의력이 출중한 강사들이 있다. 그들은 핵심적인 내용을 간단명료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또한 청중들이 강의에 집중하도록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이끌어 간다. 이 스타강사들은 강의 내용 전달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아예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수많은 강사들이 그들의 강의 내용을 베끼고, 강의중의 제스처를 따라하지만 청중들에게 똑같은 반응을 얻기는 어렵다. 그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적극적으로 강의에 참여하도록 하는 그들의 비결은 무엇인가?

관점을 바꿔서 과연 교육생이 원하는 강의는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자. 강의 평가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이 강의를 타인에게 얼마나 추천해주고 싶으냐에 대한 점수이다. 내가 듣고 다른 사람에게까지 추천해주고 싶은 강의는 왜 그러한가? 즐겁게 듣고 추천을 해주고 싶어 하는 강사들의 강의 패턴은 대부분 비슷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세련된 외모, 깔끔한 옷차림,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 톤과 같은 사소한 요소들에서 청중들은 그를 신뢰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그들은 내용 전달에 앞서서 첫 인상에서 신뢰를 주는 요소들을 공략한다. 그들의 현재 감성에 공감한다. 그 이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신뢰할 만한 사람이 내 감성에 공감하면서 해주는 조언은 그 영향력이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

블라인드 면접 속 태도의 중요성

이제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공기업 면접에서 블라인드 면접을 시행하겠다고 한다. 일을 잘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는 요소였던 졸업 학교와 스펙에 대한 정보는 이제 가려져 공개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상대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없을 때 가장 먼저 각인되는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면접자의 첫인상과 태도가 판단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다. 태도는 과거의 도서관이고, 현재의 대변인이고, 미래의 예언가라는 말이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서 차차 쌓여온 한 사람의 태도가 블라인드 면접에서 나타내는 바는 클 것이다. 그렇다고 태도를 고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본인이 스스로 강한 개선의지를 가지고, 실천해 나간다면 차근차근 고칠 수 있을 것이다. 바른 태도로 신뢰받을 준비를 해야 하는 이유다.

비춰진 내 모습의 중요성

상대가 보는 나의 모습은 그만큼 중요하다.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가장 쉽게 판단하는 근거가 바로 처음 보는 나의 모습인 것이다. 나의 마음가짐이 어떤지는 나의 태도에 녹아날 수밖에 없다. 세련된 외적요소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정제된 말을 구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필자의 회사에는 층마다 출입문 앞에 큰 거울이 있다. 거래처 담당자와 마주치기 전, 회사를 나가기 전, 순간순간마다 누군가를 만날 준비가 되었는지 본인의 모습을 살피라는 의미다. 첫 만남에서 꾀죄죄하고 우중충한 모습의 상대에게 신뢰감을 가지는 사람은 결단코 없을 것이다. 단정하면서 세련되고 활기찬 표정의 상대에게 신뢰를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의 3요소인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가 설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에토스가 60%, 파토스가 30%, 로고스가 10%라고 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토스가 바로 신뢰할만한 사람인가에 대한 판단을 의미한다. 그 옛날에도 믿을 만한 사람인가에 대한 판단은 설득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요즘이라고 다르지 않다. 채용에 있어서 구직자가 면접관에게 신뢰를 얻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또 다른 증거일 것이다. 상대의 마음을 읽고 그가 원하는 것을 캐치하고 그에 맞는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자.

2017년 8월

출처: [리쿠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