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자대학교 멘토 프로그램으로 인기리에 진행되는 스탭스 ‘물고기 잡는법’ 멘토 프로그램은 스탭스의 인적 자원을 재산화 하자는 취지에서 시행한 ‘인재화 프로젝트’를 학생들에게 접목시켜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생활속의 체험학습이나 작지만 소중한 부분을 생활화 시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요즘 회사나 친구들간에 래프팅을 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 생각한다. 래프팅을 통해 급류를 타는 짜릿함, 땅에서만 생활하다가 배를 타고 물에서 지내는 동안의 소속감에 친해질수도 있고 레포츠로서 약간의 위험은 있지만 멋지고 신나는 레포츠로써 회사나 많은 젊은이들이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래프팅후 단순히 재미있었다, 오랜만에 물에서 즐거웠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고는 하는데 래프팅을 통해 래프팅의 특성이 무엇이고 그것을 통해 응용이 가능한 것이 무엇이 있는가, 래프팅을 통한 경험이 사회활동에 어떤 도움을 줄까 생각을 하는 사람은 드물것이다. 하지만 스탭스의 ‘물고기 잡는법’ 멘토프로그램의 특징중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수 있는 것에서 무엇을 배울수 있고 또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체험을 통해 체득하고 토론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장점을 갖고 있다. 팀웍이라는 것 역시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듣는 것보다는 래프팅을 한후 토론을 통해 팀웍이란 무엇인가, 또한 무엇을 얻을수 있는가에 대해 토론을 함으로써 단순히 듣는 것보다는 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열 번 생각을 하는 것보다 한번 행하는 것이 필요하고 한번 행하는 것보다 본질을 느끼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또한 래프팅을 한 뒤 취업을 한 멘티들을 만나보니 회사에 입사후 래프팅을 할 경우에도 두려움이 없이 적극적으로 나설수 있었고 또한 팀웍에 대해 실제 경험을 했기에 공동의 프로젝트를 시행할 때 자신만 박자를 맞추지 못하면 팀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알고 다른 사원들보다 적극적으로 참여를 할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 소개하는 것은 실제 멘티들이 한 내용으로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소개하고자 한다.
#1. 출발
여행 가기 전 일주일동안 한 학기동안 해온 프로그램의 마지막 단계라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섭섭하기도 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이번 여름 방학에 제대로 휴가를 다녀오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되기도 했다. 래프팅이라는 것을 해 본적이 없었지만 물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들뜬 마음에 아침 일찍 일어나 스텝스로 향했다. 우리가 래프팅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는 철원으로 향하는 차안에서 23살 동갑내기 세 명과 우리 물고기 잡는 법 9기를 내내 도와주신 선배님과 졸릴 틈도 없이 수다를 떨었다. 점점 건물 높이가 낮아지고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목적지에 거의 다다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 출항
먼저 우리가 머물 펜션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고 래프팅을 하러 출발했다. 처음해 보는 래프팅이라 구명조끼와 헬멧을 처음 착용해보는 멘티들은 서툴기만 했다. 그래서 멘티중에 한명은 헬멧을 거꾸로 써서 강사님에게 핀잔을 듣기도 했다. 간단한 주의 사항 설명 후에 우리는 빨간 보트를 들고 드디어 강으로 향했다. 더위가 한풀 꺾인 8월의 마지막이라 그랬는지 물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하지만 강사님과 다른 멘티들의 장난에 내 옷은 다 젖어버렸고 그래서 결국 물에 뛰어 들어가 버렸다. 물에 조금 익숙해진 후 드디어 보트에 올랐다. 내 자리는 앞에서 두 번째였다. 맨 앞과 맨 뒷자리는 무서울 것 같아서 고른 중간 자리였는데 처음 노를 젓기 시작한 순간 이 자리에 앉은 것을 후회하고 말았다. 내 앞에 앉은 김지연 멘티와 뒤에 앉은 김민혜 멘티 의 노 젓는 박자가 다른 것이 문제였다. 계속 박자를 맞추려고 노력했지만 쉽게 맞지 않았고 결국 계속 노가 부딪치고 엇갈린 채 래프팅이 시작되었다.
#3. 침수
우리나라에서 단 두 곳, 바로 한탄강과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다는 절벽사이의 놀라운 풍경과 해골 바위, 생쥐 바위 등 자연이 만들어낸 조각들을 구경하며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물살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곳에 멈춰선 우리 보트는 게임을 시작했다. 보트의 우현과 좌현이 서로 마주보고 앉아서 어깨동무를 한 다음에 박자에 맞춰서 하는 게임이었다. 물에 빠질까봐 약간 경직된 자세로 게임을 계속 하다가 결국 내가 앉아있었던 좌현이 모두 뒤로 넘어가 버렸다. 어릴 때 오랫동안 수영을 배웠고 물을 워낙 좋아하는 나였지만 무방비상태에서 뒤로 넘어가니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계속 물이 코로 들어왔다. 겨우 물 밖으로 나와서 주위를 둘러보니 좌현에 있던 멘티들이 보였다. 특히 수영을 못한다고 하던 김민혜멘티가 물에 동동 떠있는 것을 보니 웃음이 나왔다. 멘티들과 물장난을 치다가 선배님의 도움을 받아 다시 보트에 올랐다.
#4. 낙하
배를 타고 가다 보니 웬 바위 위에서 어떤 사람이 다이빙을 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얼마 후 나도 같은 상황이 될 줄도 모르고, 망설이는 사람에게 뛰어내리라고 응원까지 해줬다. 그런데 이게 웬일, 배는 물가에 세워졌고 우리에게도 다이빙을 해보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사실 45m 번지점프를 성공한 나로서는 몇 미터 안 되어 보이는 바위 위에서의 다이빙이 좀 가소로워(?) 보였다. 저것쯤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고 용감하게 여자들 중에서는 가장 먼저 바위 위에 섰다. 하지만 은근히 바위는 가파르고 높았으며, 저 밑의 물은 너무나 깊어 보였다. 짧은 허공에서의 체공시간 후, 수면과의 격한 마찰로 콧속으로 물이 마구 들어왔고 몸은 물 밑으로 하염없이 내려갔다. 빨리 물 위로 올라가서 숨을 쉬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 질 때쯤, 수면 위로 몸이 떠올랐다. 뛰어내릴 때의 공포는 생각보다 별거 아니었다. 그보다 더 괴로운 건 콧속으로 마구 들어오는 강물의 불쾌함이었다. 코로 강물을 마신다는 건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라는 교훈과 난 생각처럼 고소공포증이 아닐 거라는 자신감, 이 두 가지가 마음 속에 새겨졌다.
#5. 협동
드디어 시작 전부터 예고되었던 우리보트와 스탭스 직원 분들 보트와의 대결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상대편보트에는 거의 남자 분들이 타고 계셨기 때문에 우리는 그 보트보다 50m 앞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출발 전, 이런 경주에서 단 한번밖에 진적이 없다는 우리 보트의 강사님이 이길 수 있는 비법을 전수해 주셨다. 그것은 바로 몸을 뒤로 많이 젖히고 노를 물속 깊이 넣어 젓는 것 이었다. 한번 물속에 빠진 후로 무서워서 몸을 뒤로 젖히는 것이 두려웠지만 내기에서 지는 건 물속에 빠지는 것보다 더 싫었기 때문에 최대한 젖히고 앞으로 나아갔다. 정말 이겨야겠다는 생각 외에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고 최선을 다해서 노를 저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고 팔은 아프기 시작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어려움을 겪었던 노를 젓는 박자 맞추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러다가 강사님이 우리의 목적지를 알려주시며 거의 다 왔다고 하셨고 우리는 더욱 더 힘을 냈다. 그리고 이때부터 우리의 노 젓는 박자는 맞춰지기 시작했다. 이기고 싶다는 마음에선지 아니면 팔이 아파서 빨리 도착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맞춰지지 않던 것이 거의 끝에 다다라서야 되기 시작했고 드디어 우리는 2시간 30분 동안의 래프팅을 마쳤다.
#6. 팀웍
래프팅이 끝나고 우리는 펜션에 돌아와서 저녁밥을 먹고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시작했다. 퍼즐 조각을 상의 없이 팀원들이 한명씩 돌아가면서 맞추는 교육이었는데 우리 팀은 한 번에 성공한 적이 없었다는 9조각짜리 퍼즐을 한 번에 성공했다. 서로 상의 할 수도 없었고 꽤 복잡한 모양의 퍼즐이었는데 이것을 맞추는 것을 보며 이것이 우리가 래프팅을 하면서 얻은 팀웍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지난 1학기와 여름 방학동안 거의 6개월 정도를 주기적으로 만나며 여러 활동을 해왔지만 그동안은 볼 수 없었던 멘티들의 모습을 보게 되어 놀라웠다. 항상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주던 멘티가 사실은 허술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동안 바쁜 스케쥴 때문에 함께 많은 활동을 하지 못했던 멘티가 우리에게 스스럼없이 우리에게 카메라를 들이밀며 찍는 모습을 보면서 서로에게 더욱 친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을 제대로 알고 싶으면 여행을 함께 떠나봐야 한다는 말을 제대로 실감해 볼 수 있던 1박 2일의 짧지만 많은 것을 체험할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래프팅을 시행하기 전에는 꼭 해야 하나, 안하면 안되는가라는 생각을 하는 멘티들이 있었으나 일단 한배를 탄후에는 서로 하나가 되고 두시간정도의 래프팅후에는 멘티들끼리 가까워진 것을 눈빛을 통해 알 수 있었다고 한다. 함께한 좋은 경험이 있기에 더욱 친해질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독자들 역시 팀웍이나 가족애를 위해 기업이나 가족내에서 래프팅을 활용하는 것은 단순히 교육을 하는 것보다 큰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하며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기 보다는 래프팅을 한후 팀웍에 대한 토론을 해본다면 효과가 더욱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2008년 10월호
출처: [리쿠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