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쿠르트] 리마인드, 복기를 잘하는 사람이 고수다

머릿속으로 ‘일 잘하는 사람’과 ‘일 못하는 사람’을 한 명씩 떠올려보자. 이 두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평소 어떻게 일을 처리하는가? 단순히 표면적으로만 생각해보면 ‘손이 빠르다’ 혹은 ‘행동이 느리다’ 등과 같은 말 밖에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이렇게 규정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들의 특성을 분석하다보면 배울 점과 피해야할 행동들이 보일 것이다. 과연 무엇일까?
일을 못하는 사람은 실행보다 생각을 우선하고, “충분히 준비하고 하겠다,” “생각 중이다,” “내가 언제 안하겠다고 했느냐” 등의 말을 일삼는다. 이러한 애매모호한 말은 좋지 않다. 일처리도 함께 애매모호하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돌발 상황의 대처 또한 중요하다. 닥쳐서 해결하려하면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 있다. 모든 경우의 수가 아니더라도, 일의 계획 단계에서 앞으로 생길지도 모를 오류에 대하여 일정 이상 고려해둬야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일 잘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해야 될 수 있을까?
“언제까지 끝낼 것인가”
일을 잘하는 사람은 지금 하는 일에 올인한다. 한 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진행하여 마무리를 확실히 짓기 때문에 매일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다. 의지와 능률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어 오늘 한 일에 대해 반드시 돌아보고, 해야 할 일을 정리한 후 하루를 시작한다.
이 중 특히 ‘언제까지’에 대한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일의 진행시간을 정해놓으면 시간 안에 끝내려는 목표가 생기기 때문에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일 처리 방법’과 ‘소요 시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고, 일의 양과 질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납기의식’은 시간, 장소, 일의 종류를 막론하고 일을 ‘잘’하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
반면, 일을 못하는 사람은 납기의식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작은 있으나 끝이 없다. 목표가 없으니 결국 흐지부지 되어버리는 것이다. 또, 누군가 일의 진행 상황을 물어보면 “거의 다 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매우 위험한 발언이다. 진행 상황은 항상 수치화시켜 놓는 편이 좋다. 예를 들어 ‘준비 완료,’ ‘30% 진행 중,’ ‘70% 진행 중,’ 등으로 생각한다면 좀 더 일의 전 과정을 주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처리 과정의 문제점 파악도 용이해지기 때문에 발생된 문제를 무조건 남이나 환경 탓으로 돌리지 않게 된다.
고수는 복기를 잘하는 사람이다
바둑에서 진정한 고수는 복기를 잘하는 사람이다. 지나간 경기를 아무것도 참고하지 않고 재현해 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집중력과 기억력, 전략, 규칙 등 모든 것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바둑 고수들은 매일 복기를 훈련한다. 물론 이 모든 요소들을 처음부터 갖춘 사람은 매우 드물다. 앞선 고수들의 경기를 보고 조금씩 복기해보며 자신의 것으로 흡수해 가는 것이다.
이 말은 비단 바둑에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주술구조를 바꿔 생각해보자. 복기를 잘하는 사람은 곧 고수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처리했던 일의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다시 생각해낸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큼직하게 설명할 수는 있겠지만, 바둑의 복기처럼 오늘 처리한 일을 매우 세세하게 기억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
잠에 들기 전에 오늘 하루에 대해 쭉 리마인드(re-mind)해보는 습관을 생활화하려 노력해보자. 이것이 곧 오늘 하루를 ‘복기’하는 것이다. ‘새로웠던 일은 무엇인가,’ ‘잘/못한 일은 무엇인가,’ ‘흉내내기에만 그쳤던 것은 무엇인가,’ ‘오늘 한 일 중에 가장 의미 있는 일은 무엇인가’ 등과 함께 더불어 ‘내일 가장 소중히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훨씬 더 생산적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것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이 있다. 역사 속을 살아가는 우리 개인들도 마찬가지다. 이미 과거가 된 오늘 하루를 ‘복기’하다보면, 어떤 식의 일처리 방법이 더 효율적인지 혹은 어떤 행동을 지양해야하는지 등을 스스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면 미래의 어느 순간 비슷한 난관에 놓였을 때, 오늘보다는 좀 더 현명하게 해쳐나갈 수 있게 된다.

필자는 책을 볼 때, 연필로 줄을 치거나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그리고 읽고 난 후에는 연필로 줄친 것만 다시 읽는다. 그러면 두 번 읽은 꼴이 된다. 처음 읽을 땐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이렇게 하면 단 10분 만에 전체 내용이 한 번 더 리마인드 되어 내용을 2번 숙지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눈을 감고 내용을 처음부터 쭉 생각해보면 아예 몰랐던 내용이라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생활 속에서도 리마인드는 빛을 발한다. 뷔페에 갔을 때, 먼저 전체 음식을 한 번 쭉 스캔 한 후 먹는 순서를 정해서 사람들이 없는 쪽부터 받으면 시간을 절약하며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내가 한 일에 대해서는 반드시 리뷰를 하고, 하기로 한 일은 끝까지 하라. 달성 목표와 납기를 명확하게 정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습관 몇 개만 몸에 지니다보면 어느새 나도 ‘일 잘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지금, 리마인드 하라.

2016년 7월호

출처: [리쿠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