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는 생활속의 체험학습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있는 스탭스 & 숙명여대 멘토 프로그램 ‘물고기 잡는법’ 활동중 하나인 마라톤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는 흔히 인생을 마라톤이라고 비유하는 경우가 많이 있으며 마라톤이 어떤 특성을 갖고 있기에 인생에 비유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스탭스 & 숙명여대 ‘물고기 잡는법’ 멘토프로그램은 최근 매기수 마다 마라톤을 실시 하고 있으며 이 계기를 통해 자신을 뒤돌아 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비록 풀코스가 아닌 10km에 참여하지만 평소에 뛰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 대부분의 경우 심리적인 부담을 가지고 실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탭스 & 숙명여대 멘토 프로그램에서 실시하는 마라톤의 경우 단순히 도전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고 성취감을 느끼기 것에 주안점을 두기 보다는 마라톤을 하는 순간에서 어떤 점을 느꼈고 힘든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으며 마라톤 완주를 통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는가 등에 대해 토론을 하고 마지막으로 글로 작성함으로써 교육의 목적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수 있다. 매번 마라톤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것은 마라톤을 뛰면서 순간순간 극복하는 과정이나 효과가 학생들마다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 소개하는 내용은 6기 멘토로 활동한 한 학생의 글로써 이 글을 소개하는 것은 같은 코스의 마라톤을 뛰면서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음을 나누기 위해서다.
10Km 마라톤에 참여해야한다. –
중고등학교 시절 100m 달리기엔 자신 있었지만, 오래 달리기는 뒤에서부터 등수를 세는 편이 빨랐기에 마라톤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다. 체중을 감량하려는 목적으로 친구들과 한강에서 뛰어보았지만 너무 힘들었기에 2번으로 끝을 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랑 같이 뛰었던 사람들이 체육학과에 다니는 사람들이었기에 힘에 부치지 않았나 싶다. 자기위안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런 내가 마라톤에 참아라…… 동네 친구들과 얘기하다 마라톤에 참여한다는 이야기를 하였더니, “야. 제발 꼴등만 하지 마라.” 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어야 했다.
마라톤 티셔츠를 받다. –
나눠준 마라톤 티셔츠와 타임칩을 받고 이제야 마라톤을 해야 한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한편으로는 힘에 부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언제 내가 마라톤에 참여해보겠어. 좋은 경험이 될 거야.’라는 생각으로 조금은 들뜬 기분도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7273 번호표. 왠지 번호가 마음에 쏙 든다. 잘 할 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도 들고, 무엇보다 마라톤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 무엇이 어떤 것인지는 잘은 모르겠지만, 10km를 완주하고 나서 나에게 성과급처럼 주어질 그 무엇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시작이 반이다. –
무슨 일을 시작하고 추진하려 할 때, 종종 우리는 시작이 반이라는 소리를 한다. 시작하기로 마음먹기까지가 힘들지 일단 그 일이 무엇이든 시작이 된다면 반 정도는 완성이 됐다고 할 만큼 일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멘티들은 모이는데 약간의 시간 지체가 있었기에 다른 참가자들보다 늦게 출발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늦게 출발하면 시간에서 뒤처지기에 손해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뛰기 시작했다.
꾸준히 하는 자가 승리한다. –
종종 마라톤은 인생에 비유되곤 한다. 시작이 늦을지라도 주위 사람들의 속도에 불안해하거나 혹은 자만하거나 하지 않고 자기 페이스를 조절하며 끝까지 달리는 것이 진정 나중에 웃는 자라는 것 말이다. 나 역시 그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자신의 페이스에 맞추어 달리기로 하였다. 너무 욕심 부리지 않으며, 나중에 힘을 낼 수 있도록 천천히 뛰는 것과 조금 힘들면 빨리 걷기를 통해서 속도를 조절했다. 하지만 중간에 쉬는 것은 하지 않기로 하였다. 쉬어서 간다면 나중에 더 힘들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너무 힘들면 걷는 방법으로 속도를 조절하기로 하였다. 문득 뛰다보니 며칠 전 교수님과 함께 집을 가다가 나에게 해주신 말씀이 떠올랐다.
“공부나 일이나 꾸준히 하는 사람은 절대 못 당한다. 무엇이든 매일 조금씩 조금씩 하는 것이 중요해.”
나도 어떤 일이든 꾸준히 하기보다는 하나에 매달리다가 쉬이 지쳐버려 손을 놓아 버리는 일이 종종 있다. 멀리보기보단 눈 앞에 것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반환점이 벌써 와 있었다. ‘정말 시작이 반이긴 하구나 여기까지 무사히 온 걸 보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여-
3km 정도를 남겨 놓고 나서, 아까부터 조금씩 아파오던 왼쪽 무릎이 심하게 통증이 왔다. 시작 전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평소에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아서 그런지 욱신거리는 것이 심상치 않았다. 예전에 학생들을 데리고 도보 순례를 갔을 때, 무릎이 아파서 꽤 고생한 기억이 있기 때문에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여기까지 달려온 것이 내스스로가 기특해서 꾹 참고 달리기로 하였다. 선배님께서도 얼마 안 남았다고 격려해주시고 무엇보다 결정적인 건 우리 멘티 중에선 1등인 거 같았다. 등수를 바라보고 뛴 것은 아니지만, 1등 해서 나쁠 건 없었기 때문에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이제 우리가 출발했던 시작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숨이 턱까지 차고, 무릎은 욱신거렸지만 무사히 골인 지점까지 들어왔다. 물론 프로 마라토너들이 들어왔을 때처럼 여러 사람들이 환호하는 것은 없었지만 나 스스로 10km를 완주한 데서 오는 뿌듯함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마라톤 그 후-
비록 풀코스는 아니지만 이번 10km 마라톤을 통해서 내 자신이 성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무릎이 아파오고, 제대로 걸을 수 없는 것은 마치 성장의 한 통과의례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만약 마라톤 그 후 육체가 고통스럽지 않았다면 그 때의 그 순간은 어찌 보면 쉬이 잊을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 쉽게 이룩할 수 있는 일은 눈 씻고 찾아보아도 없다. 누워서 떡 먹기처럼 쉽다고 하지만 어디 누워서 떡 먹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인가. 그동안 내 주위의 친구들과 나를 비교 하면서 내가 상대적으로 늦게 출발 한 것에 대해 불안해하며 조급하게만 생각하지 않았나 되돌아본다.
스탭스 & 숙명여대 마라톤에서 원칙으로 하는 것이 있는데 빠른 속도는 아니더라도 쉬지 않고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뛰고 초기 1km 정도는 멘티 모두가 함께 뛰는 것을 통해 오버페이스를 하거나 포기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마라톤 대회도 늘어나고 접하기 쉬워져 큰 효과가 있겠느냐 반신반의 할수도 있지만 스탭스 & 숙명여대 멘토프로그램의 마라톤의 특징은 서로의 느낀 체험을 공유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볼수 있다. 마라톤을 통해서 남들과 함께 시작은 하지만 결국은 혼자만의 싸움이라는 것, 초기의 자기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하면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점, 주저 앉을 것 같은데 이제 겨우 반환점이라는 것 ,목표지점이 눈앞인데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등의 유혹을 이겨내가는 과정을 느끼고 같이 이야기 하고 공감하고 기록화 하는 과정에서 마라톤이 인생과 비유되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스탭스 & 숙명여대 멘토프로그램의 마라톤을 계기로 멘티들은 졸업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는데 발생하는 역경과 고난을 포기하지 않고 해결할수 있는 능력을 배우고 있었고 하나하나의 체험 학습을 통해 처음과는 다르게 한단계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수 있었다.
2007년 12월호
출처: [리쿠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