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일 이슈화 되고 있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보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 그저 방송을 보며 웃고, 울고, 동정을 표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존경쟁의 주인공이 ‘나’ 라는 가정 하에 스스로를 냉정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취업 전선에 서 있는 현실의 나는 방송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무수히 많은 경쟁 상대가 있고, 그들과 끊임없이 비교 당하고 평가 받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경쟁체제 속 평가 기준에 나를 대입해보기
‘나는 가수다’의 출연진들은 이미 가창력을 인정받은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이미지 실추나 인기 하락 등의 위험을 감수하며 굳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은 그 자체로도 꽤 큰 용기이고 도전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실질적인 타격이 없더라도 순위가 떨어질 때마다 본인이 받는 마음의 상처는 분명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수들은 매 공연마다 최선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참 멋있어 보였다.
어느 누구든 공개적인 상황에서 타인과 비교 또는 평가의 대상이 되는 것은 굉장한 스트레스이다. 서바이벌 경쟁 체제는 현재의 무한경쟁시대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것 같아 씁쓸한 부분도 없지 않다. 하지만 현 시대에 살면서도 몸으로 잘 느끼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애써 외면해오던 현실의 냉혹함을 우리는 TV를 통해 간접 경험할 수 있고, 목표 달성을 추구함에 있어 얼마나 절실한 노력이 요구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취업의 경우, 보통 괜찮다고 하는 직장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응시자가 몰린다. 그 중에 면접을 볼 수 있는 사람은 10-20% 정도 일 것이다. 면접을 볼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 나머지 사람들의 현실은 씁쓸하기만 하다. 서류에서 탈락한 부분은 사실상 만회하기가 어렵다. 이력서는 과거에 살아온 흔적인데, 그 흔적이 회사가 추구하는 인재상과 부합되지 않으면 떨어지는 것이다. 면접에서 붙을 수 있는 사람 역시 소수이다. 단계별 전형을 거치며 다양한 직무능력이 테스트되고, 역량이 부족한 사람들은 차례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를 보면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 시스템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디션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어떤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것이다. 가령, 아나운서를 선발하는 ‘신입사원’ 평가 기준을 생각해 본다면, 언행 부분에서 나는 얼마나 다듬어져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그러한 서바이벌 경쟁에 도전할 만한 수준이 되는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맞부딪칠 도전정신이 있는가. 이런 식으로 여러 프로그램 기준을 나에게 대입해 보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취업 관문은 막연한 준비로는 통과할 수 없다.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으로 실행해 나가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회사라는 조직이 원하는 인재란 어떤 사람이고, 내 경쟁상대는 어떤 수준인가. 내가 갖추고 있는 것과 조금만 노력해도 갖출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또한 스스로 하는 나 자신에 대한 평가와 타인이 하는 나에 대한 평가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냉정하게 되새겨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업의 채용 과정은 타인에 의해 합격과 불합격이 갈리는 일종의 서바이벌 오디션과 다를 바 없다. 승자의 역량을 가졌더라도 떨어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본인의 실력을 갈고 닦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최고의 공연을 위해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고, 공연 전후 언제나 긴장을 놓치지 않는 ‘나는 가수다’의 실력파 가수들을 보며 우리는 느끼는 점이 많아야 할 것이다.
추구하는 목표의 본질을 잃지 않기
최근 가요계의 경쟁력은 가수의 가장 본질적인 가치이자 최고의 무기라 할 수 있는 ‘가창력’으로 다시금 수렴되고 있는 듯하다. 그것은 ‘나는 가수다’, ‘위대한 탄생’ 등 노래를 테마로 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흥행하며 떠오른 키워드이기도 하다. 물론 충분한 준비 과정을 통해 춤과 무대 매너까지 겸비한 아이돌 가수들도 큰 의미가 있지만, 가수라면 아무래도 가창력을 가장 기본적인 경쟁력으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구직자가 잊지 말아야 할 본질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충분한 자기 분석 없이 눈앞의 ‘취업’을 목표로 스펙을 쌓거나, 단기적인 결과에 일희일비한다. ‘나만이 갖추고 있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라고 스스로 물었을 때 떠오르는 답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본인이 구직 과정에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가치이다. 그 가치를 토대로 하여 중심을 잃지 않는다면, 남들이 열 번 찍어야 할 나무를 아홉 번 찍고 포기할 때, 마지막 한 번까지 최선을 다해 도끼질함으로써 성공의 열쇠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2011년 7월호
출처: [리쿠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