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쿠르트] 완료보고회, 또 다른 출발점

완료보고회, 또다른 출발점

그동안의 프로그램을 정리하는 입장에서 매우 중요시 하고 있다. 또한 완료보고 장소 역시 멘티들의 협의에 의해 정하고 있으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완료보고 장소만 하더라도 강남역 사거리, 대학로, 신촌, 장충공원등 대부분 야외에서 빔 프로젝트를 통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과정이 끝나고 그동안 수고했다고 넘어갈수는 있지만 마지막 최종 정리후 발표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더욱 열심히 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 소개하는 내용은 9기로 활동한 김지연 멘티의 내용으로 실제 준비하면서 느꼈던 점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모든 일의 마지막은 누구에게나 특별하다. 마지막에는 그 일을 마무리 하며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기억 속에 간직해 둔다. 나에게도 물고기 잡는 법 9기의 완료보고회는 다른 때보다도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대학시절, 울고 웃으며 5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나의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멘토 프로그램을 마무리 하며,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 동안 내가 뭘 경험하고 배웠는지 발표하는 자리. 첫인상만큼이나 마지막 인상도 중요하다는 생각에 잘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계획처럼 순탄하게 흘러가지만은 않았다. 좌충우돌 에피소드도 많았던 물고기 잡는 법 9기 완료보고회에 대해 이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D-Day를 향해, 좌충우돌 완료보고회 준비 과정

내용구성부터 장소섭외까지 모든 과정을 9기 멘티들끼리 준비해야 했다. 그동안 우리가 체험했던 번지점프, 메모습관, 래프팅, 롤플레이 등의 주제를 팀을 나눠서 PPT와 동영상을 이용해 발표하기로 했다. 9월, 학교도 개강을 하고 다들 바쁜 와중에 몇 번 회의를 가지며 아이디어 구상을 했지만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생각나지 않았고 장소 섭외는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렇게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동안 시간은 점점 흘러갔고 완료보고회 날짜는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왔다. 준비된 것도 없거니와 장소섭외도 번번히 실패. 그렇게 어영부영 완료보고회는 일주일 후로 지연되었다. 대략적으로 발표 준비는 되었지만 장소가 문제였다. 더 이상 날짜를 미룰 수도, 이제 와서 새로운 장소를 섭외할 수도 없었다. 더군다나 발표회 당일 날 비가 온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 결국 발표회 전날, 우리를 마지막으로 받아준 것은 바로 학교였다. 교내에서 그나마 유동인구가 많다고 생각되는 행정관의 다목적 홀, 수업 끝나고 귀가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예상되는 5시에 드디어 완료보고회를 하게 되었다.

대망의 D-Day

제대로 된 홍보를 할 시간도 없이 대망의 발표회 날은 찾아오고 말았다. 나는 멘티들 사이에서 ‘피티지연’이라는 별명답게 발표를 위한 PPT준비 및 총정리를 맡아서 전날 밤을 꼬박 새우고 비몽사몽 한 상태로 발표회 장소로 향했다. 도서관 스터디 룸에서 판넬을 만들고 리허설을 한 뒤, 발표회 장소에 가서 스크린과 기계장치들을 설치하고 드디어 발표회가 시작되었다. 나는 래프팅에 대한 주제로 맨 마지막에 발표를 했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 졌다고 생각하지만, 역시나 매번 발표를 할 때 심장이 터질 듯 뛰고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관객은 예상보다 많진 않았지만 호응은 좋았고 그렇게 1시간여의 발표는 큰 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완료보고회가 끝난 후에는 학교 근처 술집에서 뒤풀이가 이어졌다. 부족했지만 나름 최선을 다 했던 완료보고회에 대해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이젠 더 이상 밤잠 설칠 일이 없을 것이라는 안도감과 함께 밤이 깊었다.

또 다른 시작을 위하여

실패의 아픔을 알려주었던 ‘번지점프’, 가장 흥미로웠던 ‘강남역 헌팅미션’, 남에게 비춰진 내 모습을 알 수 있었던 ‘상대방 장단점 쓰기’, 문제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었던 ‘자문자답’,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는 ‘롤플레잉’, 많은 추억을 남겨주었던 ‘래프팅’ 등 완료보고회를 통해 그 동안 있었던 일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참 많은 일이 있었고, 그 속에서 내가 정말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멘토 모임의 첫 미션이었던 번지점프에서 실패한 후 소심하게 움츠러들었던 나약했던 나는 5개월이 지난 후, 예전보다는 좀 더 자신감 있고 당당한 사람이 되었다. ‘내가 이걸 어떻게 할 수 있겠어?’라는 부정적 사고방식은 ‘일단 하고 보면 정말 별거 아니더라’ 라는 긍정적 사고방식으로 바뀌어 있었다. 항상 불안하고 초초했던 졸업반 여대생이었던 나는, 좀 더 느긋하고 여유로운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조금씩 아주 천천히, 그렇게 나는 변했고 성장했다.

영문학을 전공하면서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가 바로 L. Frank Baum의 ‘오즈의 마법사(The Wizard of OZ)’이다. 주인공 도로시는 무미건조하고 변화가 없었던 현실을 벗어나 신비한 오즈의 나라에 가서 친구들과 온갖 위험천만한 모험을 겪는다. 그리고 그녀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필요했던 것은 마법사 오즈의 도움도, 착한 서쪽 마녀의 마법도 아니었다. 바로 도로시 자신이 모험의 첫날부터 신고 있었던 신발(silver shoes)의 힘 때문이었다. 이렇듯 모든 일의 해결방법은 이미 처음부터 내자신 안에 내재되어 있다. 모두들 그걸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칠 뿐이다. ‘물고기 잡는 법’ 멘토 프로그램은 바로 내 안의 잠재된 가능성을 알려주었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도로시의 곁에 허수아비와 양철나무꾼, 겁쟁이 사자가 있었던 것처럼, 나에게도 함께한 10명의 멘티들이 좋은 친구가 되었다.

완료보고회를 끝으로 멘토 프로그램의 모든 과정은 끝이 났다. 조금은 아쉬움이 남기도 하고, 다시 한번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후회하기 보단 앞으로 더 멋진 내가 되기 위해 또 다른 도약을 하려고 한다. 함께 고생한 우리 멘티들, 프로그램 준비하시느라 항상 수고 많으셨던 허정원 선배님, 그리고 언제나 내 인생의 멘토이신 박천웅 사장님까지 고마운 분들이 참 많다. 내가 4학년이 되어서 한 일 중 가장 잘 한 일중 하나는 바로 물고기 잡는 법 멘토 프로그램에 참여를 했다는 것이다. 대학시절 잃어버렸던 열정을 멘토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금 되살릴 수 있었다. 물고기 잡는 법, 그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자신 안에 숨어 있는 능력을 발견하고 끄집어 내는 것. 그리고 표현하는 것이다. 4학년이라는 다소 늦은 시기에 이것을 배웠지만, 앞으로 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초석이 되고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다.

이처럼 공동의 프로젝트를 함께 해냈다는 생각에 공동체 의식이나 대외적으로 알리는 기회를 갖을수도 있지만 독특한 장소에서 함께한 독특한 추억을 만드는 것을 통해 끈근한 동아리로 할수 있게 하는 것이 스탭스 멘토프로그램 ‘물고기 잡는 법’의 특징이라 할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시작과 끝이 명확해야 마지막을 멋있게 장식할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행하기 어려운 것을 스탭스 물고기 잡는법 멘티들은 자신의 모습을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줌으로써 끝맺음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자긍심, 자신감을 갖을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나 생각한다.

2008년 11월호

출처: [리쿠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