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에서 기분 좋은 발표를 내놨다. 지난 1월 5%에 육박하던 실업률이 4월에는 3.8%로 떨어지고 일자리 역시 작년대비 40만 1000개가 늘어났다고 한다. 최근 수출 물량이 늘고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면서 일자리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조업 일자리는 무려 15만개 가까이 늘어났다고 하다. 그런데 다른 연령대의 일자리는 모두 늘었는데 오직 2~30대의 일자리는 작년대비 감소했다고 한다. 2~30대 청년실업률은 8.6%로 평균실업률 3.8%의 두 배를 웃돌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취업지원 관련 사업을 운영하며 취업시장의 최전선에 있는 필자가 보더라도 실제로 청년실업자가 넘쳐나도 중소기업에서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여 일을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과거에 비해 경제사정이 비교적 여유로워지다 보니 이제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취업을 하거나 돈을 버는 것 역시 내가 벌지 않으면 나와 가족이 굶는다는 생존차원이라기 보다는 삶의 윤택함이나 인생의 보람을 느끼고 미래를 위해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생존을 생각하던 과거 같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마음이었겠지만 현재 젊은층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먼저 생각하고 또 대졸자로서 그럴듯한 일자리를 갖고 싶어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다 보니 중소기업은 일자리가 넘쳐나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공기업이나 대기업은 몇 백, 몇 천대 일의 응시율을 보이는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대기업이나 공기업은 청년구직자들이 간절히 원하는 직장이지만 그 숫자가 극히 제한적이다. 이런 제한적 일자리에 너도나도 몰리다 보니 취업재수, 삼수, 공무원 시험공부 등으로 시간을 허비할 때가 많다. 사회적 경험 없이 나이만 먹고 나중에는 무슨 일을 하고 싶어도 사회에서 받아주지 않는 안타까운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들 대상으로 취업교육을 하다보면 제때 취업을 못하고 취업재수, 삼수를 반복하게 되면 매사에 자신감이 없어지고 어두운 표정이 깃들게 되는데 그 전에 뭔가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대부분의 청년구직자들은 어학공부를 위해 학원을 다니고 인턴, 아르바이트 경험 등을 하며 스펙을 쌓는 부분에만 많은 집착을 한다. 하지만 취업의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스펙이 얼마나 좋은가가 아니라고 구직자들에게 아무리 조언을 해도 잘 바뀌지 않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스펙은 어느 기본 이상만 맞춰지면 그 다음은 그 사람의 인성, 즉 특별한 문제는 없는가를 보는 것이다. 면접관들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태도, 표정 등을 보면서 그 사람의 인성을 유추하는데 이런 부분이 취업 당락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 사람한테 풍기는 분위기를 통해 인간미가 있겠는가, 조직 속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인가, 오래 다닐 수 있겠는가 등이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데 청년구직자들은 이런 자신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매우 부족함 보인다. 일부 구직자들은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하면 이미지메이킹 학원을 다니며 메이크업이나 옷차림, 인사예절 등을 교육받지만 마인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흉내만 내다보면 가식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최근 필자가 운영하는 스탭스에서는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대학졸업자 중 미취업자들을 대상으로 취업스터디를 구성하여 운영 중이다. 스터디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직장에서는 어떤 사람을 원하겠느냐고 질문했더니 한 학생이 ‘솔직한 사람, 소신있는 사람을 원할 것’이라고 대답을 했다. 옳고 그름, 좋고 싫음, 또 자기감정을 충실하게 표현하는 것이 젊은사람들의 권리 같아 보이겠지만 조직에서는 상대를 배려하고 함께 하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더욱 중요시 한다. 타인과 다른 나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면 나와 다른생각을 가진 사람과는 관계를 등을 질 수도 있다. 직장생활은 늘 상황이 바뀌기 때문에 최고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 최적의 대안과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소신 있어도 경쟁사에 지고나면 끝이다. 소신보다 회사에 도움이 되는 가치를 제공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나를 생각하기 전에 회사, 조직, 동료를 먼저 생각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면접관들은 면접자가 가족, 선배, 친구관계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조직을 먼저 생각하려는 사람을 선택하고자 한다.
청년구직자들이 한사람의 원만한 사회인, 직장인이 되기를 원한다면 스펙보다는 책임감, 베푸는 마음, 늘 긍정적이고 조직과 부모, 회사, 선배들에게 감사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인성을 다듬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인성은 어떤 생각, 어떤 사고방식이냐에 따라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일정 시간을 두고 생활 속에서 실천을 통해 개선해 나가면 된다. 평소 대화를 하면서도 주위 사람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본인의 모습을 비디오로 찍어서 본다든지 녹음해서 들으며 자기교정을 하는 등 생활 속에서 본인 모습을 계속 개선하다보면 앞으로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 면접 시에도 매우 유리할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그런 변화를 통해 어색했던 부분도 점차 나의 모습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루하루 본인을 다듬고 만들어 나가다 보면 결국은 사회에서 선택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청년구직자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2010년 6월호
출처: [리쿠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