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에서는 구직자들의 특성을 알기 위해 면접 시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만 한정된 시간에 개개인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럴 때는 어느 학교 출신인지, 어학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봉사활동이나 사회경엄이 있는지 등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펙을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다보니 구직자들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스펙을 높이기 위해 취업 재수, 삼수를 마다하지 않는 안타까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공무원등 일부 직종의 경우는 점수획득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실제로 작가나, 화가 등 개인적 활동을 통해 자신을 실현할 수 있는 직업의 경우는 몰라도 일반적인 직장의 경우 함께 사는 세상속으로 들어가려고 노력을 하는 것이고 개개인의 역할 분담을 통해 조직의 효율을 높이고 시간 단축을 통해 혼자 할수 없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직장이 아닌가 생각한다. 소위 직장생활에서는 개개인이 조직속에서 얼마나 융화되고 함께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 개인이나 나보다는 우리라는 개념이 강한 것이 사실이며 어쩌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라는 개념에 익숙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자신을 소개할때에도 어디 출신이고 어느 학교를 나왔으며 가족관계는 어떻게 된다는 식의 자신의 이야기보다는 속한 상황이나 조직속의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더욱 익숙하지 않나 싶다. 얼마전 신문에서 서양과 우리나라의 자신의 소개가 다르다는 내용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다. 서양의 경우 나는 누구이고 취미는 무엇이며 등의 자신의 특성을 어필하는 것이 보편적이였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속에서 나의 역할을 매우 중요시 하는 것이 특징이였다. 또한 골프(LPGA)나 피겨스케이팅에서 여자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적인 스포츠 보다는 팀웍을 중요시하는 운동을 좋아하나 서양 사람들의 경우 테니스, 수영등 개인적으로 즐기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것이 현실이다.
자신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조직속에서 독불장군으로 살아갈수는 없을 것이다. 입사시 자신의 스펙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조직속에서 잘 어울리고 시너지를 낼수 있는 사람을 회사나 조직에서 중요시 하지 않나 생각한다. 특히 요즘같이 대학을 들어가기 위한 공부, 취업을 하기 위한 공부등 지식 습득만을 위한 공부를 하다보니 가족과 함께 하기 어렵고 학교라는 조직속에서도 팀웍을 통해 좋은 추억을 만들려고 하기 보다는 입시를 위한 공부를 하다보니 신입사원 채용시 능력은 뛰어났으나 인성이 부족한 지원자들이 많았다. 오로지 대학이나 취업을 위해 공부를 하다보니 다양성이나 함께 하려는 것에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었다.
입사후에도 본인이 노력해 성과를 내려는 것도 필요하지만 조직의 발전을 위해서 솔선수범한다던지 상사나 동료를 배려하는 등의 행동은 부족한 것 같았다. 팀이나 조직이라는 것은 호흡을 통해서 목표를 이뤄나가는 집단일 것이다. 선배나 상사를 제치고 자기를 돋보이려는 등의 일에 대한 욕심은 열정으로 표현될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은것이라 생각한다. 직장이나 조직의 경우 목적에 맞게끔 분업화 되어있고 조직의 질서가 있을 것이며 융화나 조직에 속할수 있도록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남자들의 경우 군대를 통해 조직의 위계질서를 먼저 배움으로써 익숙한 편인데 여자들의 경우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더욱 익히기 힘들지 않나 생각한다.
취업에 열심히 노력을 해서 취직을 했는데 본인이 생각한 것과 차이가 너무 커서 그만두는 경우도 있지만 초기 적응에 실패해서 그만두는 경우가 더욱 많지 않나 싶다. 가족의 경우 에도 모든 것을 만족하는 경우는 드물것이라 생각하는데 하물며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들간의 모임에서 편안하고 좋을 수 만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이나 학교에서도 지식습득에 모든 것을 투자하기 보다는 실제 조직속에서 이뤄지는 것을 간접적인 체험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 역시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직장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단순히 실시만 할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을지가 중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직장내에서는 예의, 에티켓을 매우 중요하게 여겨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소한 상황을 조직 속에서 미리 경험을 함으로써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필자가 진행하고 있는 숙명여대 멘토프로그램이 벌써 6년째를 맞이하고 있는데 멘토프로그램의 목적이 체험학습을 통해 스스로 느끼고 역량을 키우며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을 주로 진행하다보니 취업시 면접에 큰 도움이 되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다른 사람대비 열심히 할 수 있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지식이 많고 학업성적이 높다고 해서 일을 잘하고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며 성과는 어떠한 마음가짐을 갖고 직장생활을 하느냐가 중요한데 아무런 준비 없이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지 않나 싶다.
요즘 사회에서 창의성, 개인역량이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하지만 신입사원 개개인의 역량을 통해 조직의 성과를 내는 경우는 드문 일이 현실이다. 먼저 조직에서의 적응능력, 인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며 올리기 힘든 점수 10점을 올리거나 자격증을 갖추기 위해 노력보다는 본인이 조직에 부합한 성격인지, 적응능력을 갖추었는지를 파악하는게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09년 9월
출처: [리쿠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