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크루트] 나는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인가?

얼마 전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왜 취업하려고 하는가?’ 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학생들은 ‘일을 통한 자아실현’, ‘사회적인 인정’ 등 다양한 대답을 했다. 모두 그럴듯한 대답이지만 기업에서 인재를 채용하는 이유는 결국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다. 특히 신입사원들의 경우 오늘 당장 돈을 벌기 위함이라기보다 내일을 위해서 채용을 하는 것이다. 결국 신입사원들은 돈을 벌어다 줄 수 있는 인재라는 가능성을 통과하고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떤 사람들이 돈을 벌어다 줄 수 있는 인재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기업은 일을 잘 해 좋은 성과를 만들어냄과 동시에 기본 인성을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한다. 이를 좀 더 구체화하면 맡은 일에 대해 납기와 품질을 준수하고 됨됨이가 바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납기란 맡은 업무나 본인의 목표에 대해 언제까지 완료하겠다는 약속이다. 이를 잘 지키지 않으면 신뢰를 얻기 힘들기 때문에 납기는 곧 인격이라고 볼 수 있다. 일을 제때 마무리하는 사람이 갖춘 핵심 역량은 바로 성실함이다. 창의력을 중시하는 시대라고 하여 튀는 인재가 환영받을 것이라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일부 직군에서는 창의성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채용 과정에서 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오히려 눈에 띄는 일이다. 세상에 없는 아이디어를 내는 일보다 맡은 일을 기간 내에 잘 해내는 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실함이 드러나는 본인의 경험을 이력서에 쓰거나 면접 볼 때 어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대학교 4년 내내 개근이라는 이력은 인사 담당자들에게 입사 후 지각이나 조퇴하는 일 없이 잘 다니겠다는 신뢰감을 주게 되고 성실할 것이라는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어떤 일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여 우수한 성과를 만들어 낸 경험도 괜찮다. 그 일을 통해 배운 점과 함께 이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써 풀어낸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품질을 준수한다는 것은 하고자 하는 일을 제대로 하여 좋은 성과를 낸다는 의미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바로 책임감이다. 업무가 어렵고 벅차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다른 사람은 어떻게 했는지, 과거에는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라고 할 수 있다. 학교나 다른 단체 등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진행하여 성과를 낸 사례가 있다면 채용과정에서 충분히 어필하는 것이 좋다. 그런 경험이 없다고 해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마라톤이다. 현재 필자가 운영 중인 회사는 매년 창립기념일 행사의 일환으로 10km 단축 마라톤을 하고 있다. 10km라는 거리는 체력보다는 속도 조절과 의지로 충분히 해낼 수 있기 때문에 젊은이라면 큰 준비 없이도 완주가 가능하다. 길고 긴 레이스가 지루하고 힘들 수 있지만 끝까지 해내는 연습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끈기가 강해질 것이다. 또한 작은 목표라도 완수하는 습관을 들이며 책임감 기르는 훈련을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조직은 인성이 바른 사람과 함께 일하기를 원한다. 회사에서는 일을 나눠서 한 다음 조합하여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협동심∙배려심을 갖춘 사람, 함께 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 인성이 매우 중요한데, 이것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평소 생활이 매우 중요하다. 부모님을 공경하고 형제와 우애 있게 지내는 사람은 그 마음이 얼굴과 몸가짐에 나타난다. 면접장에서만 예의 있게 행동하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본인의 생활태도를 한순간에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10살 아래의 조카가 거짓말을 하면 금방 알아챌 수 있듯이 구직자와 최소 15~20살까지 차이나는 면접관들의 눈은 속이기 힘들다. 따라서 항상 면접을 준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생활 속에서 본인 모습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도 다리를 모아 앉는 연습, 부드러운 미소 짓기 등 면접대비 훈련은 어디서든 가능하다.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그런 변화를 통해 어색했던 부분도 점차 나의 모습이 되는 것이다.

획일화된 스펙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이야기하는 요즘 시대에 청년 구직자들이 해야 할 일은 기업이 원하는 진짜 인재로 거듭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앞서 이야기한 성실함, 책임감, 인성과 같은 부분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나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사회는 학교와 달리 냉정하다. 자신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회사의 존재 목적에 개인을 맞추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보다 더 상품성 있는 나의 모습으로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항상 생각하고 당장 오늘부터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할 줄 아는 사람이 선택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하루하루 본인을 다듬어 나가야 할 것이다.

2012.8월호

출처: [리쿠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