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뚜껑을 만드는 사람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자신이 하는 일이 별반 가치가 없는 것 같고 맥주병을 만드는 일이 부가가치 높아 보여 맥주병을 만들자고 결정했다. 돈과 시간을 투자해 맥주병을 만들었는데 어느 날 보니 맥주병이 항상 쓰레기통에 가 있었다. 맥주병도 아닌 것 같았다. 정말 부가가치는 그 안에 들어 있는 술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술을 팔아 보겠다고 생각했다. 술장사를 쭉 하다 보니 술 한 두병을 팔아서 돈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술집을 차리게 되었다. 이렇게 매번 다른 일만 찾는 사람은 계속 초보 인생으로 살 수 밖에 없다. 직장도 마찬가지이다. 처음 직장에 들어가서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고 직장을 옮기고 또 옮기다 보면, 나이는 먹고 신입사원의 업무만 여러 번 하게 되어 나중엔 아무데서도 찾지 않는 쓸모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늘 멋지고 그럴듯한 일과 직장을 찾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실제로 좋은 직장을 다니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경쟁자와의 차별성을 어떻게 확보해 나가고 어떻게 더 발전해 나갈 것인가이다. 그런데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은 단순히 많은 지식이나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지식이나 경험을 기반으로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끊임없이 더 나은 방법,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방법, 조직에서 원하는 가치를 창출해 내기 위한 방법 등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즉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개선하고 아이디어를 구현해 나가다 보면 어떤 일이든 고부가가치의 업무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그런 의미에서 인생의 쉼표를 잘 활용할 것을 권한다. 인생의 쉼표란 어느 정도 수준, 혹은 자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최종의 목표에 이르기 위해 설정한 단계적 목표를 이룰 때마다 쉼표를 하나씩 찍자는 것이다. 단 쉼표에 도달했을 때는 세부적인 부분까지 정확하게 평가하여 대안을 마련하는 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흔히 개인의 성장은 계단식으로 이루어진다고 이야기 한다. 매일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아무리 새로운 방식을 채용하고, 또 남다른 성과를 내고 있어도 왠지 자신이 하나도 발전하지 못하는 것 같은 생각에 휩싸일 때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쉼표의 지점에서 이를 되돌아보면, 자신이 얼마나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왔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며, 조금씩 위를 향해 오르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명심할 것은 내일이라는 미래는 오늘까지 자신이 살아온 시간과 방식의 결정체라는 것이다.
괜히 시류에 이끌려서 영어회화, 일어회화를 한다거나 하는 것처럼 목적 없는 자기계발보다자신의 일에 반드시 필요한 전문분야를 공부하는 게 훨씬 더 낫다. 더군다나 전혀 모르는 새로운 일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일이다. 같은 일이라도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도 여의치 않을 때 다른 길이나 방향을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하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택과 집중이 따라야 한다. 내가 꼭 해야 할 일이 아니거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외부 전문가나 혹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잘 해야 할 일에 좀 더 전념함으로써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이는 자신은 물론 조직 전체의 경쟁력을 높여 줄 것이다.
항상 무슨 일을 하느냐 보다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 가령 청소처럼 하찮게 여겨지는 일이라 해도 얼마나 숙달되어 있는가, 어떤 노하우나 전문 장비를 갖고 있는가, 혹은 어떤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가에 따라 그 일의 가치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평소에 하기 힘든 물세척이나 가구에 가려져 있는 구석구석의 먼지를 제거한다거나 전문 소독장비로 살균처리를 하는 등의 서비스를 함께 시행한다면 청소라는 업무의 부가가치는 더 높아지지 않겠는가.
한편 일반적으로 경험이 적은 사람일수록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결과를 얻고자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하면 회사의 수준이 아니라 개인 수준의 결과밖에 얻을 수 없다. 따라서 그 일을 누가 잘 하는지, 동료나 선후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회사의 인프라를 활용할 방법은 없는지 등 어떻게 하면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 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팀 단위로 하는 경우는 토론 등을 통해서 일하는 방법을 정한 뒤에 업무를 추진하는 것이 좋다.
혼자 업무를 수행해야 할 경우에는 일의 의미, 목표, 평가 기준 등을 미리 정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한다면 어떤 상황에서건 업무를 더 잘 수행할 수 있고, 돌발 상황에 직면해도 잘 대처할 수 있으며 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경쟁력은 어디서 무엇을 하느냐 보다 해야 할 일을 어떻게 하느냐를 고민하고 추진하는 것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항상 차별화된 방법을 찾고 더 나은 것을 추구하는 자세를 몸에 완전하게 익혀야 할 것이다.
2010년 12월호
출처: [리쿠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