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멘토로 활동중인 숙명여자대학교 ‘물고기 잡는법’ 멘토링 과정을 4년전 이수한 학생들이 스승의 날을 즈음해서 찾아왔었다. 그때는 학생이였지만 지금은 어엿한 직장인으로써 생활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직장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고 직장생활 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이냐 물어보니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사람관계가 너무 힘들어요’라는 대답이 거의 동시에 나왔다. 힘들다고 하는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바로 위의 상사가 내가 의견을 제시하는 등 하는 일에 대해서는 무조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라든지 남자 입사 동기는 술도 잘하고 스스럼없이 상사를 대하는데 비해 자신은 점점 뒤처지게 아닌가라는 걱정을 한다라든지 입사후배가 상사한테만 잘보이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속상하고 기분이 나쁘다는 등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끼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 불만을 이야기 하고 공감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과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가 취업을 위해서는 어학능력, 자격증 또는 학교 성적등이 크게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나 실제 직장에 들어와서는 주위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면서 생활하느냐에 따라 중도하차를 하거나 성장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완료할 때 까지 혼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경우라면 개인의 능력과 열정만으로도 가능하겠지만 직장에서의 대부분의 일은 다른 사람과 업무를 나눠서 하거나 도움을 받아 시너지를 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비단 대인관계는 사회 초년생만의 문제는 아니고 서로 돕고 힘을 모아서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 특성을 감안할 때 사람과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어찌 보면 능력이나 열정보다도 훨씬 더 자신의 미래에 큰 영향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흔히들 퇴직 사유로 조직의 비전이 없거나 또는 조직 문화가 맞지 않는다든지 또는 하고 있는 일이 미래의 자신에 도움이 안 될 것 같다는 등의 많은 이유를 이야기 하나 이러한 부분은 직장에서 인정받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다소의 불만은 있으리라 본다. 따라서 표면적으로 큰 이유를 이야기 하지만 많은 경우가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가 원활치 못한 것이 촉매 역할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직장이 아닌 군대 생활의 경우에도 바로 위의 고참이 누구냐에 따라 군 생활이 편해지고 고달파진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혼자 외딴섬에서 사는 경우가 아니라면 어느 누구도 예외가 될 수는 없으리라 본다.
대인관계는 상대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보다는 늘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고 또 함께 하려는 마음을 갖으려는 노력이 기본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는 함께 해야 하는 조직의 특성을 이해하고 조직원의 한사람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곧 내가 도움을 받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우선 베풀려는 자세가 중요하지 않나 싶다.
이러한 마음가짐을 갖는 것과 함께 조직생활시의 멘토를 만들 수 있다면 덧없이 큰 행운이라 생각한다. 내게 진심어린 조언을 해줄수 있는 선배나 상사가 없다면 조직내에서 인정을 받는 사람의 특성은 무엇인가,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무엇이 문제인가를 관찰해보고 나 자신을 변화시키는데 참고한다면 윗사람의 조언 없이도 자기 자신의 멘토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2008년 6월호
출처: [상장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