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대란이라고들 하지만 취업을 해도 장기 근속자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루 이틀 만에 그만두는 사람도 상당 수 있고 1개월 이내에 그만두는 사람의 비율도 20% 이상 된다. 오히려 직장 생활을 처음 해 보는 신입사원의 경우는 잘 적응하기도 하지만 직장생활을 조금 해 본 사람들은 이것저것을 비교하다가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 두는 경우도 많다. 한번은 이런 경우도 있었다. 보통 한 부서에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회식자리가 생기게 마련인데 신입사원의 입장에서는 주는 잔을 거절하지 못하다 보니 술에 취해 늦게 들어가 잠들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다음날 눈을 떠보니 출근시간이 한참이나 지나버린 10시였고 그 직원은 첫 출근 다음날 바로 지각한다고 차마 말할 수가 없어 아예 회사를 그만두어 버린 것이다. 이런 경우가 생기다 보니 필자는 최근 들어 신입사원들에게는 술을 잘 사주지 않는 버릇이 생겼다.
필자는 회사 신입사원에게 3개월 동안은 회사나 개인이나 서로가 서로를 관찰하는 기간이라 생각하므로 부담 갖지 말고 그만두기 일주일 전에만 미리 말하라고 이야기 하곤 한다. 하지만 3개월이 넘는 순간부터는 단단한 각오를 지니고 일에 임하라고 당부한다. 어느 직장을 가도 똑같다. 사원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는 회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직장이란 돈을 벌기 위하여 들어가는 곳이고, 직장역시 직원들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신입사원은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 미래에 돈을 벌어다 줄 것이라는 기대로 뽑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신입사원들은 처음 입사를 하면 직장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신입사원의 첫 번째 임무는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기쁨조의 역할이다. 뭐든지 나서서 열심히 하고 직장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것이 신입사원의 역할인 것이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경쟁률을 뚫고 들어간 직장에서 커피나 복사 같은 잔심부름만 시킨다고 몇 달 만에 직장을 그만둬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갓 입사한 신입사원에게 주요 프로젝트나 중책을 맡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 작고 별것 아닌 일들이 직장생활의 첫 시작임을 알고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신입사원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본인의 상사에게는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잘 처신해 나가야 한다. 직장은 항상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회사는 직원들이 싫은 일도 처리해 주기 때문에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부모의 내리사랑을 받기만 하고 살아온 나이어린 사원들의 경우 직장이나 사회에 나가서도 베풀 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조직이나 사회에서는 먼저 베풀 줄 알아야 한다. 어떤 사장인들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넘치는 직원을 좋아하지 않겠는가. 신입사원들이 직장에 빨리 정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사의 만족을 이끌어낼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어느 회사나 고객 만족을 외치지만 자기 윗사람을 만족 시키지 못하면서 어떻게 고객만족을 실현시킬 수 있겠는가. 처음의 직장 분위기는 당연히 냉랭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냉랭함을 견딜만한 내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말은 하지 않지만 모든 사람들이 신입사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 회사에서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을 늘 주의 깊게 살펴보고 개선하여 성공적으로 직장에 연착륙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10년 6월호
출처: [상장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