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협회] 제자리에서 할 일 잘하자

필자가 신입사원 시절에 부서안팎의 사소한 것 까지 소상히 알려줘 고맙게 생각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해야 할일보다 다른 사람의 잘못에 대해 관심이 많았으며 그 친구가 알면 모두가 알게 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말 퍼트리기를 좋아하는 친구였다. 진급에 누락되자 자신은 회사와 동료를 위해 늘 헌신적이었는데 알아주지 않는다는 불평을 남기고 회사를 떠났다. 세상일에 관심을 갖고 매사에 간섭하거나 훈수를 두는것 자체를 옳고 그름으로 말하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거나 제대로 하지도 않으면서 마치 자신은 세상을 바꾸는 소명의식을 갖고 있는 듯이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순수성이 결여된 위선일 가능성이 크다.

사회적 사안에 대해 의사표현을 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해야 할일이 무엇이고 그 일을 잘하고 있는지, 더 잘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는 자신은 물론 소속된 조직이나 가장 소중히 생각해야 할 가정을 위해서도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집안의 가장인 아버지가 세상의 큰 화두에 빠져서 가족을 등한시 한다면 어느 누구도 칭찬하지 않을 것이며 특히 그 가족들이 보는 아버지의 모습이 좋게만 느낄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회사는 이익창출과 지속성장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인데도 사회공헌이나 복지제공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이러한 사람중에는 열심히 일해서 더 많은 보수를 받고 좋은 위치에 오르려기 보다는 조직에 대한 불만이 많고 끊임없이 요구만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자신의 실적은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평등이나 분배를 주장하는 것은 성과를 많이 낸 사람것을 나누어 달라는 표현일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부류의 사람이 많아지면 일하는 분위기기 흐려지고 묵묵히 맡은바에 충실한 동료들조차 의욕을 잃게 할 가능성도 높다.

외부와 단절된채 우리끼리 자급자족만으로 살아가고 전체의 욕심을 버릴수 있다면 평등을 최우선으로 하고 공동분배도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기업은 경쟁력을 잃는 순간 도산할수 밖에 없을 것이며 생산하는 서비스나 제품이 경쟁사대비 비교우위에 있느냐에 여부에 따라 성장여부도 결정되는 것은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기업을 지탱하는 구성원 역시 같은 처지일 수밖에 없으며 개개인이 하고 있는 일을 통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없다면 성장은 힘들 것이다. 기업에서 만든 제품을 비싸게 팔고 싶다고 해서 파는 것이 아니라 그 만큼의 가치가 인정될때 높은 가격이 형성 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상품성 역시 경쟁력, 성과나 미래의 가능성에 따라서 결정되어 질 것이다.

결국 현재하고 있는 일을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며 자신의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완장찬듯이 설치는 것은 건전한 조직분위기를 위해서도 더 이상 묵인해서는 안 될것이다. 이제는 제자리로 돌아와 자신의 일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조직에의 기여도를 높여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동참했으면 한다. 전월, 전년대비 회사에 얼마만큼 기여를 했는가를 냉정히 생각해 보고 높아진 만큼의 기여도에 대해서 회사는 인정해주고 개인은 합당한 요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는 박수를 쳐주고 격려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남의 일에 훈수나 두고 선동하는 사람은 자신은 물론 조직발전을 위해서도 주변에서 강하게 지적하는 것이 자신의 일에 충실한 사람들에게 안정을 주고 비전을 주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2008년 8월호

출처: [상장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