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한경에세이8_중소기업에서 꿈을 펼쳐라

필자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구직자에 대한 취업상담을 하다보면 자신의 역량에 관계없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가능하다면 본인이 원하는 멋지고 그럴듯한 직장에 취업시켜주고 싶지만 수없는 구직자 중에 비교우의의 소수만이 선택된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본인이 원하는 곳에 도전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어디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대기업이나 공기업은 기본적인 장점에다 홍보성 정보를 쉽게 접하다 보니 선호도가 매우 높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은 정보를 접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처우도 나쁘고 비전도 없다는 선입견이 있어 관심조차 갖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 청년인턴제의 경우 인턴의 75% 이상이 정규직원으로 전환되어 일을 하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에 실제 취업하여 일을 해보면 실업자로 있었을 때의 고통에서 벗어나 일하는 즐거움과 나름의 비전이 있음을 느꼈다는 것을 뜻하지 않나 싶다.

대기업이 처우가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직원의 입장에서 볼 때 안정된 직장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성과와 능력에 따른 경쟁에서 견디지 못하거나 과중한 업무로 조기 퇴직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한 규모가 크다보니 업무가 세분화되고 시스템화 되어 있어 직무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해 비해 중소기업은 가족적인 분위기에 직무별 인원이 적다보니 담당해야 할 업무의 범위가 넓어 초기에는 힘들지만 관련지식을 습득하면서 일을 한다면 짧은 시간 내에 해당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일을 잘해 보겠다는 욕심으로 경쟁사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어제보다 좋은 방법은 없겠는가 등에 대해 자문자답을 하며 개선하다보면 비교우의의 성과를 내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속도가 경쟁력인 상황에서는 대기업도 신규인력을 채용해서 육성하기 보다는 즉시 일을 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꼭 대기업에서 일해보고 싶다면 중소기업에서 다져진 경험을 바탕으로 대기업 경력직에 도전 하겠다는 목표를 갖는 것도 취업 재수, 삼수를 하는 것보다 훨씬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회사의 비전이 개인의 비전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대기업에 힘들게 들어가도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고 임원이 될 수 있는 비율이 1%가 되지 않는다. 대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을 중소기업에서 한다면 조직의 핵심인력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중소기업의 처우가 대기업에 비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승진속도가 빠르고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고려한다면 그것은 그리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대기업에 취업하려다 실기하기 보다는 중소기업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빠른 출발을 하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길이다. 이제는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성장하는 모습을 만들어 가자.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결정적 차이는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2010.08.20 한경에세이

출처: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