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어학점수를 높이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자격증이라도 하나 더 취득하기 위해 매달리며, 바쁜 시간을 쪼개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경험 등으로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다. 취업의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스펙이 얼마나 좋은가가 아니라고 구직자들에게 아무리 조언을 해도 잘 바뀌지 않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또 본인이 가고자 하는 기업 홈페이지에 공표된 인재상이나 인사 담당자가 중요하다고 언급한 역량에 대해서만 맞춰 준비하려는 경향이 있다. 실제 회사생활을 할 때 기본적으로 필요한 덕목을 갖추기 위해 준비하는 친구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기업의 채용전형은 조직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할 사람을 선발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외부로 나타나는 이미지나 노출된 사항만 보고 판단하는 일은 거의 없다.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성실함과 책임감, 끈기와 같이 인성과 관련된 부분이다. 매우 평범해보이는 요소라 그런 것인지 당연히 갖추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도전정신이나 창의성 등에 비해 채용 시 언급이 잘 안 되는 것 같다. 어느 분야에 특별한 자질이 있거나 톡톡 튀는 점이 있어야 취업에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기업은 특징적으로 보이는 어느 한 부분보다 지원자의 내면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에 훨씬 더 가중치를 두고 평가한다.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이 있다. 대부분이 숨겨져 있고, 외부로 나타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회사는 기본적으로 오랫동안 함께 일할 사람을 채용하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부분으로만 판단하지 않고 지원자의 인성이나 도덕성, 미래의 가능성 등을 파악하려고 한다. ‘일각’이 아닌 바닷물 속의 빙산을 보려고 하는 것이다. 수면 아래 빙산에는 보편적이지만 중요한, 그러나 빨리 파악하기 쉽지 않은 인성과 관련된 요소들이 해당된다고 보면 된다.
기업은 지원자의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등에서 나타나는 과거의 행적과 면접에서의 질의응답을 통해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는 미래의 가능성, 기본적인 소양, 인성 등을 파악한다. 이 외에도 지원자들의 내면적인 요소를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채용전형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술자리면접, 토론, 합숙면접 등 시간을 두고 지원자를 관찰하는 전형이 많아지는 걸 볼 때 평소 모습이 잘 다듬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인을 특별한 사람으로 표현해야 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기본적인 덕목이 부족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예를 들어 아무리 능력이 좋은 직원이라 할지라도 불성실하다면 불안해서 중요한 일을 맡길 수 없다. 충동적으로 결근을 하거나 업무에 집중하지 않을 수가 있어 조직의 분위기까지 흐려질 수 있다. 진정 멋있게 튀고 싶다면 누구보다 성실하면 된다. ‘저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다, 성실하다’는 평을 계속 듣게 된다면 어느 새 조직에서 가장 돋보이는 사람이 된다.
끈기도 회사에서 일을 잘 해내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입사 초기에는 일을 배우면서 하는 상황이라 단순 반복적인 일이나 본인이 생각했을 때 중요성이 덜하다고 느껴지는 일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사소해 보이는 일이더라도 내 일같이 정성껏 해내고, 목표한 결과를 낼 때까지 최선을 다해 완수하는 직원이라면 회사에서 당연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갈수록 중요한 일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직장을 다닐 때 동경 주재원으로 일한 적이 있고 기획 업무도 잘 한다는 평을 줄곧 들어왔기에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 ‘기획통’이나 ‘일본통’으로 불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 주로 ‘성실하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내가 원하는 평이 아니었던 것에 내심 섭섭한 적이 있다. 시간이 흘러 다시 생각해보니 기획통이나 일본통이라는 의미는 일과 관련된 특성을 표현한 말이고, ‘성실하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것, 즉 나라는 사람 자체에 보내는 신뢰의 메시지였던 것 같다. 인성에 대해 좋은 평을 받은 부분이 내가 훗날 사업을 하는데도 가장 큰 장점이자 무기가 되었다.
인성은 어떤 생각, 어떤 사고방식이냐에 따라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생활 속에서 실천을 통해 개선해 나간다면 보다 윤택한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된다. 평소 대화를 하면서도 주위 사람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본인의 모습을 비디오로 찍어서 본다든지 녹음해서 들으며 자기교정을 하는 등 생활 속에서 본인 모습을 계속 개선하다보면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 면접 시에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그런 변화를 통해 어색했던 부분도 점차 나의 모습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루하루 본인을 다듬고 만들어 나가다 보면 결국은 사회에서 선택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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