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EF EXECUTIVE] 올바른 직장관

취업자들은 구직난에 힘들어하고 중소기업은 구인난이 심각하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어렵게 입사해도 쉽게 퇴직을 하는 등 평균 근속기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구인난의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고도 할 수 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분들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조기퇴직과 관련해 어느 CEO의 푸념 섞인 사례를 소개한다.

 

설연휴를 마치고 첫 출근한 자리에서 경영환경이 좋지는 않지만 함께 힘을 모으면 극복이 가능하다고 독려하고 돌아서는데 최근에 경력으로 입사한 간부가 면담을 요청해 들어보니 퇴직 통보였다면서 맥이 빠졌다고 어느 CEO가 말했다.

“연휴기간동안 친척들과 많은 협의 끝에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으며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인수인계 할 것도 많지 않아 빠른 시간 내에 그만 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그 직원의 경우는 입사 3개우러이 겨우 지난 상태로 입사 후 며칠 되지 않았을 때도 집안에 문제가 있다며 휴가를 신청했고 오래 함께 할 직원이라 생각해 흔쾌히 허락했다고 한다.

업무파악기간을 거쳐 실제 일을 시작한지는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설상여와 일주일의 설연휴를 마치고 돌아온 첫날 퇴직을 통보해오는 것을 보고 뒤통수를 얻어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고 한다.

실업률이 높다보니 기업에는 일자리창출을 독려하고 구직자들에게는 취업에 필요한 교육 등 국가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일을 하지 않아도 부모의 그늘에서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인지 직장에서 인정받으려는 노력보다는 더 좋은 곳을 찾을 동안 잠시 머무는 곳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적응하고 정착하려는 마음이 없으면 작은 스트레스도 견디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자신을 선택해준 회사에 물질적인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회사 발전이 나의 발전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장기근속 선배들은 허탈감에 빠지게 하는 등 많은 피해를 줄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세상에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직장은 없다. 취직은 기존에 만들어진 기성복과 같아 어느 정도의 선에서 스스로 맞추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외환위기 이후 조직에 대한 소속감이나 애사심이 많이 엷어지기는 했지만 장기근속 직원들은 조직의 발전과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고 있다. 또 단기간 근속으로는 직무역량을 갖출 수도 없을 뿐더러 이직이 잦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결점이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는 취직을 위한 필수 이수과목으로 ‘올바른 직업관’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 지금 퇴직합니다’라는 식의 일방적인 통보가 아니라, 쉽게 직장을 바꿔가는 선배들이 기존의 환경보다 더욱 열악한 환경으로 빠지고 있는 점을 감안한 후 현재 어떤 처지인가를 생각해 신중하게 선택했으면 한다.

 

2008년 3월호

출처: [CHIEF EXECUT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