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협회] 말이 품격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거나 ‘세치 혀가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에게는 보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말을 하고 듣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상대의 생각을 이해하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잘 활용 한다면 자신은 물론 상대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상대에 대한 배려없이 정제되지 않은 용어로 감정적인 표현을 하기 보다는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주유소 세차장에서 외제차를 닦던 세차원이 차창에 붙어 있던 조그만 스티커를 떼어내다가 약간 흠집이 냈는데 차 주인인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은 세차원에게 ‘당신이랑 더 할 말 없으니 내 변호사와 이야기 하라’며 무시하듯이 말을 했다. 부모 연배로 보이는 분이 잘하려다 실수한 것인데 그렇게 몰아치는 것은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또 운전을 하다보면 접촉사고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상대에게 책임전가를 하기 위해 언성을 높이고 심한 말을 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 주변의 학생들의 대화를 듣다 보면 비속어나 욕설을 아무렇지도 않게 섞어 쓰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랄 때가 많다. 또래집단에서 자신을 좀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과격하고 직설적인 표현을 쓰는지는 모르겠으나 별 뜻 없이 무심코 던진 말에 상대방은 심각한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반대로 무조건 부드럽다고 좋은 것만도 아니다. 어떤 사람은 항상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표현하지만 그 내용이 상대방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거나 상대방을 비하하는 경우일 때도 있다. 이렇게 자신이나 소수의 이익을 위해 포장된 말을 잘하는 사람은 더욱 조심해야 할 것이다.

말은 그 사람의 바탕과 성품을 보여준다. 어떤 단어를 쓰고 표현을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 심성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운말을 쓰는 사람이 심성이 고운 경우가 대부분이지 않나 싶다. 또 일상적인 관계에서는 파악이 어려울 수도 있으나 자신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느끼거나 상대보다 우위라고 생각할 때 어떤 태도와 언어를 쓰느냐를 관찰해보면 그 사람의 인품을 쉽게 알 수 있다. 말은 말이 뜻하는 의미와 함께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사고방식이나 가치관 및 성향 등 모둔 부분에 대한 함축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본인의 말이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가능하면 감정을 절제하고 객관적이고 타당성이 있는 내용을 정제된 언어로 표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미 해버린 말은 수정을 하거나 주어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정제되지 않은 말을 내뱉는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메모하고 정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에 갈수록 거칠어지는 말투가 더해지다 보니 사회가 더욱 삭막해지는 것 같다. 웃다보면 즐거워지듯이 부드럽게 말하다 보면 마음도 정화되지 않을까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직장을 보다 밝고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라도 더 늦기 전에 언어 순화 운동이라도 벌여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엘리베이터에서 따뜻한 인사 한마디가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듯이 내 자신부터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서려는 노력을 먼저 실행해야 겠다.

2010년 8월호

출처: [상장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