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쿠르트] 경력관리에 모든 것을 걸어라!

인력채용 시 신입사원의 경우라면 그 사람의 됨됨이나 기본적인 역량을 중심으로 판단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경력사원은 면접을 통해서 판단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왔으며 그 일을 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직무능력에 대한 검토와 함께 그 사람에 대한 전 직장이나 고객의 평판은 어떠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채용을 위해 기본적으로 파악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라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리라본다. 이러한 검토를 기초로 하여 채용을 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의 무슨 역할을 주는 것이 좋은지 그리고 예상되는 조직에 기여도는 어떠할지 등의 구체적인 판단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본다.

신입사원과 달리 성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하는 이유는 회사에 들어와서 접하게 될 대부분이 전 직장에서 겪었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조직문화에의 적응력, 동료와의 인간관계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형성되어온 특성이 어떤지가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거나 혼자 수행하는 일의 경우가 아니라면 이런 부분은 무시할 수 없고 대개 그간 해온 방식이 고착되어 있어서 잘 바뀌지도 않는다. 요즘 젊은 직원들을 보면 경력관리는 마치 사회생활을 몇 년 이상 한 사람들에게나 적용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첫 직장에서 제대로 경력을 쌓지 못하면 그것이 계속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신입사원 시절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역량을 쌓아가야 한다.

간혹 요즘 젊은 직장인들을 보면 너무 계산이 빠르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 우려스러울 때가 있다. 조직적 관점에서 생각하기보다 단순히 이 일이 내 경력에 도움이 되느냐 아니냐를 두고 저울질을 하는 경향이 다분하고, 또 한두 번 해보고 나서 그 업무에 관해 모든 것을 다 아는 양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직원들은 그저 시간적으로 규정된 경력만 쌓아 좀 더 나은 조건의 직장으로 옮기기 위해 혈안 되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신입사원 시절에는 하나의 프로젝트 전체를 맡아서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부분 보조적인 일을 하거나 일의 중간 단계를 하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프로젝트의 처음부터 끝까지 즉 기획부터 결과를 내고 피드백을 받는 것까지 전 과정을 3번은 경험해야 제대로 알 수 있다. 대개 처음 할 때는 뭐가 뭔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이때는 선배나 상사의 도움을 받게 마련이므로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만 진행했다고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대략 감은 잡았는데 스스로 어떤 계획을 세우고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은 없어서 위기사항이 발생하면 그에 대한 대처나 관리를 상급자가 해주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쯤 되어야 비로소 어렴풋하게나마 전체를 조망해 볼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의지와 방향성을 투영하여 일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3번을 계속하여 강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3번이 전부인 것처럼 방심해서는 안 된다. 3번 정도 해보면 물론 전체를 아우르고 상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대처 능력을 갖출 수 있기는 하지만 이때 역시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는 힘들다. 완전한 대안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접근하면 되겠다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하는 게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인생은 길다. 서둘러 가려는 마음 때문에 한두 번 해보고서 다 아는 척 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모든 것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책임지고 만들어 갈 수 있을 때라야 진정한 의미의 가치 창조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이렇게 했을 때만이 새로운 것으로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일본에서는 입사 5년차까지는 ‘다마고’, 즉 달걀이라고 하다. 그만큼 경험과 경력이 중요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달걀 껍질을 깨고 나올 때까지 그 기간 동안만큼은 자신이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 혹은 이 일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이익을 안겨줄지에 대해 고민하지 말라. 대신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잘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실력을 열정적으로 쌓아가야 한다.

무엇보다 하나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고 노력하여 진정한 의미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전문가란 단순히 여러 가지 일을 경험해 본 사람을 이르는 말이 아니다. 그저 경험만 많다면 그런 사람은 시쳇말로 ‘선무당’일 수 있다. 옛말에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했다. 어쭙잖은 경험은 득이 되기보다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절대로 더디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기 바란다. 아무리 세태가 빠르게 돌아가고 1~2년에 한 번 꼴로 이직하는 게 요즘 젊음 세대의 보편적인 성향이라고 해도 자신의 힘으로 직접 이룬 실적과 경력을 만들기 전에 오만에 빠지는 일은 철저히 경계하자. 진정한 전문가가 되려고 한다면 꾸준한 자세를 가지고 일하는 방법을 배우고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부터 터득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노력한 만큼의 대가에 만족하고 기여한 정도를 스스로 냉철하게 평가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결국에는 모든 것을 다 얻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2010년 9월호

출처: [리크루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