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한 회사를 경영하는 CEO로서 ‘사장님’ ‘대표님’ 소리를 듣는 필자도, 전에는 한 회사의 ‘박 과장’이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일이 너무 많다면서 힘들어하던 후배가 하나 있었다. 하루는 필자가 ‘자네가 일을 잘 못해서 바쁜 것 같나?’고 물었더니, 부지런히 해낸 것 같은데도 항상 바쁘다는 답을 했다.
일이 많아 힘들다는 사람들은 ‘힘들다’는 상황이나 감정 자체에 무작정 빠지기보다 한 발 물러나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내가 제때 잘 처리하지 못한 것인지, 잘 처리했는데도 여전히 많은 것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맡은 업무에 대한 역량이 부족하거나 적성에 맞지 않아 일을 못해서 항상 일이 많은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역량을 키우거나 자신의 적성에 잘 맞는 새로운 분야를 찾아야 한다.
일이 많다는 건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증거다
자신이 충분히 잘하는데도 일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면, 역시 한 발 물러나 생각해 보자. 아마도 여러분은 소속된 조직에서 인정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마감기한을 철저히 지키고 책임감 있게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고 또 더 많은 일을 맡기고 싶을 것이다. 같은 업무를 맡았는데 일을 끝내지 않아도 퇴근시간이 되었다고 집에 가는 사람과 퇴근시간이 지났어도 정해진 마감을 위해 끝까지 물고 늘어져 해내는 사람이 있다. 여러분이 상사라면 다음에 누구에게 일을 맡길 것인가? 공부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늦었는데도 그날 배운 내용을 다 소화하지 못했을 때 ‘잠을 좀 적게 자더라도 이건 꼭 끝내야지’라는 자세로 임하는 사람과 ‘오늘은 늦었으니 이만 자자’ 하고 다음 날로 미루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 산 하루하루가 모인다면 누가 더 큰 성취를 이룰 것인가. 답은 분명하다.
때로는 과감한 포기나 휴식도 필요하다
일을 잘해내려면 무작정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이 일을 언제까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어떤 목적으로 하는 것인지’를 꼭 파악하고 시간과 노력을 배분해야 한다. 또 할 일이 있는데 새로운 일이 발생해 업무가 겹친다면, 상사나 주변에 상황을 알리고 조언을 구한 후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한다. 어떤 업무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진행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지기도 한다. 그런 일은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일을 잘하는 한 방법이다.
일을 하다 힘들면 잠시 여유를 즐기는 것도 업무의 능률을 높여준다. 하지만 의미 없는 여유가 계속되어서는 곤란하다. 일이 많은 것을 힘들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내가 속한 조직이 그만큼 나를 필요로 하고 인정해주는 사실에 기뻐하자. 또 많은 일을 하며 지식과 경험을 쌓고 그로인한 다양한 사고를 함으로써 스스로 성장하는 것을 즐기자. 일이 없는 것은 여유있거나 한가로운 것이 아니고 지리하고 지루함을 느끼며 스스로를 나태하게 만들 뿐이다. 한가한 사람보다 여러 가지 일을 맡아 하면서 얻는 다채로운 경험들이 여러분을 보다 넓은 길로 인도할 것이다.
사람은 하기 싫은 일을 할 때도 성장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100% 내가 원하는 대로만 진행되는 일은 없다. 지금 하는 일이 싫다고 쉽사리 그만두려고 한다면, 다른 일을 찾더라도 금방 싫증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해결책이 보이지 않으면, 주위를 둘러보자. 나보다 훨씬 풍부하고 다양한 경험, 나와 전혀 다른 사고방식과 관점을 가진 사람에게 도움을 청해보자. 의외로 쉽게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경험들이 하나둘 쌓여 여러분이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다.
결국 문제는 ‘어떤 마음으로 일하느냐?’이다. 내가 맡은 업무를 나를 힘들게 하는 적군敵軍으로 생각하지 말고, 나를 성장시켜 줄 우군友軍으로 생각해보자. 같은 일을 하는데도 땀 흘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정신없이 바빠도 항상 밝은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열심히 일에 몰입한 만큼 휴식도 꿀처럼 달게 느껴진다. 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며 스스로 발전해가는 것을 즐기기도 할 것이다. 퇴근시간만을 기다리며 지루하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과는 질적으로 다른 시간을 보내게 되고, 그런 시간이 모여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취업멘토링을 하다보면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해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젊은 취준생들을 만난다. 그런 청년들에게 필자는 ‘집에 누워서 소일하기보다는 일단 집 밖으로 나가 보라’고 권한다. 운동을 겸해서 새벽부터 신문을 돌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새벽부터 바쁘게 열심히 움직이는 바깥세상의 사람들을 보면 배울 점이 많을 것이다. 이런 생활은 스스로에게 활력을 주고 일하는 기쁨을 느끼게 할 것이다. 그 기쁨을 하나씩 배워가다 보면, 바쁜 가운데서도 행복을 경험하는 여러분이 될 수 있다.
2017년 11월호
출처: [투머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