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오늘의 내 모습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이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해보니 ‘메모하는 습관’이 아니였나 싶다. 중학교 첫시험에서 과목 만점자에게 주는 부상으로 받은 노트를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일기를 쓰게 되었고 특별히 잘하는 것이 없던 내게 이를 계기로 국어 선생님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던 것이 일기 쓰는 습관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오래전 이야기이지만 동경주재원시절은 일본의 전자산업이 매우 호황이였된 시기로 신제품, 신기술 관련 방대한 양의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신조어가 많은데다 기술용어등이 익숙치 않아 요점정리를 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전체적인 흐름은 물론 어떠한 기술이나 디자인의 제품이 출시되겠구나 라는 향후 전망을 나름대로 하게 되었고이러한 예측습관이 훗날 기획업무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또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의 사장이 되고 나니 마땅히 배울 곳이 없어 고민하다 세상의 흐름속에 길이 있지 않겠나라는 생각에 각종신문을 정독하게 되었다. 물론 관심분야인 리더로써 어떠한 덕목을 갖추어야 하는가, 회사의 주력 사업분야인 아웃소싱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이며, 업의 특성에 맞는 경영을 위해 참고 할 만한 내용을 메모 해오는 과정에서 일간지 등의 각종 매체가 나의 훌륭한 멘토였다고 생각한다. 또한 메모하는 습관은 기억력을 높여주고 핵심파악을 쉽게하며 언어구사력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사장이 되고 나서의 메모 내용을 정리 책자화하여 그동안 고마웠던 분이나 믿고 맡겨 주신 고객에게 보내드리고 있다. 2002년에 ‘CEO 1분 산책’, 2004년 ‘기업(氣-UP) 문화가 경쟁력이다’에 이어 창업 10주년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또 한권의 모음집을 준비중에 있다.
메모를 한다는 것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습관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인생에 큰영향을 주는 것은 특별한 몇가지의 성공이나 실패보다 조그마한 습관이 아니겠나 싶다. 어떠한 식생활 습관을 갖고 있느냐가 현재는 물론 미래의 건강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주 5일제가 시행되기전 많은 사람들은 여유 시간을 활용해 자기계발을 한다든지 취미 생활을 하겠다는 등의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자 다짐도 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특별히 한 일없이 세월을 흘려보내지 않았나라고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운동하는 습관은 정신적 건강에도 큰 도움을 주며 늘 감사하고 이를 표현하는 습관을 갖는다면 모든 사람이 함께 하고 싶어하는 대인관계에서 성공한 사람이 될것이다.
좋은 습관을 갖는다는 것은 방법이나 실행의 문제가 아닌 하고자 하는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초기에는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낄수도 있으나 몇번의 고비를 극복하게 되면 익숙해 질것이다. 금연의 경우 초기 일주일이 가장 힘들고 한 달만 참을수 있다면 성공가능성은 매우 높으며 보다 건강하고 깔끔하게 살아 가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한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에 구멍이 내듯이 나쁜 습관 한가지를 버리고 좋은 습관 한가지를 계획하는 것은 인생을 바꾸겠다라는 자신과의 약속일수도 있다. 한해를 시작하면서 많은 것을 하고자 하는 욕심보다는 한가지라도 좋은 습관을 만들겠다는 작은 욕심의 실천이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2008년 1월호
출처: [CHIEF EXECUTIVE]